전체 글24 열린 지붕으로 붉은 달빛이 들면 지은이 나차 조금은 특별해 보이면서도 매력적인 이름이다. 새로운 시인이 등장했다. 소설가는 소설 작품으로 말하고, 가수는 노래로 말하고, 배우는 연기로 말한다. 물론 시인은 시로 말한다. 시를 쓰려고 일을 시작했다가 시를 쓰려고 그만두었다고 아이러니한 인생이다. 시를 쓰려고 일을 했으나 시는 먹고 살고자 하는 글이 아니다. 그렇다고 아주 못 벌어 먹고 사는 것은 아니지만 또 그렇다고 맛있는 밥을 배불리 먹여 주지도 못한다. 밥 벌어 먹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아 마음이 아프다. 시를 쓰려거든 또 일을 버려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나차 시인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열린 지붕으로 붉은 달빛이 들면 하루도 자라지 않은 듯 투명하고 무의미한 맛이 났어. 알록달록 엉겨붙은 나는 어느 날 끼워맞춰진 말장난 같.. 2020. 8. 21. 작은시집, 애로백색 나의 작은시집오늘 함께 보고 싶은 시집은 '작은시집, 애로백색'입니다.당신, 비록 지워지지 않는 내 가슴의 멍에가 되더라도 허물처럼 벗어놓고 올 것이다. 누군가의 멍에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하고 생각해 봅니다. 이 시집에는 사랑했던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습니다. 사랑했던 사람... 누구의 과거에나 사랑했던 사람은 존재합니다. 난 그런 사람 없다고 격렬하게 말하는 사람조차도 있습니다. 다만 부정하고 잊고 싶을 뿐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그런 사람을 이 시집은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 시집을 쓴 작가는 애로백색입니다. 한국어 선생님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으로 아직 시단에 등단한 사람은 아닙니다. 시를 엮어 시집을 냈으니 이제 곧 신춘문예에 새롭게 도전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시집의 첫 시를 읽으며 마.. 2020. 7. 18. 손택수 시인의 목련 전차를 타고 가는 시간 봄처럼 예쁜 시를 읽는 시간 목련 전차국내도서저자 : 손택수출판 : 창비(창작과비평사) 2006.06.05상세보기 머리 속에 그려지는 3D 같은 풍경화를 읽는다 이 시집의 76쪽에 목련 전차라는 시가 한 편 그려져 있다. 몇 번을 읽어 봐도 딱 이런 표현이 적절하다. 마치 사방에서 볼 수 있는 풍경화를 홀로그램을 보듯이 볼 수 있는 시가 바로 이 시다. 왜 이 시가 상을 받을 만한 시인지 대번에 확인할 수 있다. 나는 이런 류의 시를 좋아한다.손택수를 이해하는 세상의 이야기나는 어떤 인물의 에피소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그것은 마치 어설프게 그린 초상화 같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인상 깊은 손택수의 이야기가 인터넷에 실려 있어 옮겨 본다. 1970년에 전남 담양 출생으로 시골에서 자란 시.. 2020. 6. 7. 함민복 시인의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을 읽고 직접 만난 시인의 시집을 읽으며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국내도서저자 : 함민복출판 : 창비(창작과비평사) 2013.02.20상세보기 너무도 유명한 분이시라 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본 시인일 것이다. 함민복, 눈물은 왜 짠가라는 시는 정말이지 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감동을 주는 시다. 함민복 시인은 이 시집 말고도 유명하고 좋은 시들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소개하기도 힘들 것 같다. 강화도에 사시는 함민복 시인, 이 시인은 시를 공부한 사람이다. 시를 정말 쓰고 싶어서 공부한 사람이다. 1962년에 충북 충주에서 태어났다. 나는 충청도 사람의 특질을 잘 모르지만 만나보니 정말 충청도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그 유명한 대학이다. 나도 정말 늦은 나.. 2020. 6. 6.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시인 김선우의 시집을 읽으며 아름다운 시집 한 편을 마음으로 읽는다.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국내도서저자 : 김선우출판 : 창비(창작과비평사) 2012.03.07상세보기 필자가 좋아하는 시인의 시집을 포스팅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앞으로 꾸준하게 좋아하는 시집을 포스팅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계속해서 좋아하는 시인이 세상 밖으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인 김선우는 1970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2020년 올해로 50세다. 내가 이 시인을 시집으로 만나지가 벌써 십년은 족히 넘었으니 세월이 참 야속하게 느껴진다. 1996년 창작과 비평 겨울호에 대관령 옛길 등을 발표하며 시인으로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내 혀가 입 속에 같혀 있길 거부한다면', '도화 아래 잠들다',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를 출간했다. 산문.. 2020. 6. 6. 글쓰기의 시작 좋은 문장을 만들어야 한다 옛날에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말이 있다. 글쓰는 데 이게 무슨 말인가 싶다. 하지만 모든 일에는 순서가 있고 그 순서가 힘을 만들고 그 힘이 길을 만드는 것이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문장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이 문장을 만드는 작업을 꾸준하게 해 나가다 보면 결국 장문도 만들고 그 장문이 좋은 글이 되는 것이다. 나는 오늘 엄마가 사과를 사주셨다. 위 예를 자세히 읽어 보면 조금 어색한 게 보일 것이다. 처음 읽을 때는 그 어색함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런데 몇 번 읽어보면 약간 이상한 것이 보일 것이다. '나는'과 짝을 이루어야 할 서술어가 없다. 좀 길게 본다면 '사과를 주셨다'가 서술어의 역할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나와 호응하는 것이 아니라 엄마와 호응을 하는 것이다. 결국 나와 호응하.. 2020. 6. 5. 글쓰기, 이것부터 시작하라. 글쓰기의 시작을 말하다 글쓰기의 어려움우리는 모두 초등학교 시절 일기를 써 본 기억이 있다. 오늘 하루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무엇을 느꼈는지,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를 한번쯤은 하얀 공책에 써 봤을 것이다. 그리고 써 본 사람이라면 일기를 쓰는 그 일이 얼마나 지난하고 힘든 일임을 깨달았을 것이다. 그렇다. 글을 쓰는 일이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내 머릿속의 지우개라는 영화를 보면 정우성이 건축가 시험을 볼 때 시험관이 흰 종이 앞에 섰을 때가 창작가의 고통이 가장 심하다는 식의 말을 한다. 그림을 그리는 화가나 설계도를 그리는 건축가나 소설을 쓰는 소설가의 심정이 다르지 않다. 고통90년대 초 한국의 음악계에 돌풍을 일으켰던 서태지와 아이들이 은퇴할 때 서태지가 이런 말을 했다. 창작의 고통이 너무 .. 2020. 5. 2. 외래어 표기의 기본 원칙 feat. 한국어 맞춤법 강좌 외래어 표기법 제1항 표기의 기본 원칙 제1항제1항 외래어는 국어의 현용 24자모만으로 적는다. 외래어는 외국어에서 유래한 말이다. 우리말은 아니지만 언중 사이에서 익숙하게 쓰여서 국어화(우리말화)한 말을 가리킨다. 다른 말로 차용어라고도 한다. 국어화라는 말의 의미는 외래어가 원래 외국어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언중 사이에서 사용될 때는 국어의 제반 언어 규칙을 따르고, 언중이 그것을 국어로 인식함을 말한다. 한자어도 엄격하게 따지면 외래어에 속한다. 한자어는 아주 오래전에 중국으로부터 왔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자어는 우리에게 외래어라는 느낌조차 없다. 워낙에 오래전부터 사용해 왔기 때문에 깊숙이 국어화되어 있다. 그에 비해서 서구어나 일본어와 현대 중국에서 들어온 말들은 모두 외국어라는 의식이 많건 적.. 2020. 5. 1.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