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시집 한 편을 마음으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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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좋아하는 시인의 시집을 포스팅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앞으로 꾸준하게 좋아하는 시집을 포스팅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계속해서 좋아하는 시인이 세상 밖으로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시인 김선우는 1970년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2020년 올해로 50세다. 내가 이 시인을 시집으로 만나지가 벌써 십년은 족히 넘었으니 세월이 참 야속하게 느껴진다. 1996년 창작과 비평 겨울호에 대관령 옛길 등을 발표하며 시인으로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내 혀가 입 속에 같혀 있길 거부한다면', '도화 아래 잠들다',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를 출간했다. 산문집도 역시 냈는데 '물 밑에 달이 열릴 때', '김선우의 사물들', '내 입에 들어온 설탕 같은 키스들', '어디 아픈 데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가 있다. 현대문학상과 천상병시상을 수상한 바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도화 아래 잠들다를 좋아한다. 내게는 너무나도 서정적이면서, 부드러운 시의 연속이었다. 2012년에 창비에서 나온 이 시집에는 모두 53편의 시가 실려 있다. 역시나 시 제목부터 사실적이며 직시적이다. 나는 김선우의 이런 느낌을 좋아한다.
시인의 말에 이렇게 적혀 있다.
뜻밖에도 설렌다. 처음 떠나는 모험처럼.
나는 여전히 시가
아름다움에의 기록의지라고 믿는 종족이다.
운명이라는 말이 위로가 된다.
역시 시인의 피가 심장을 도는 시인의 말답다. 아름다움에의 기록의지라는 말은 무슨 말일까. 온 세상의 아름다움을 기록하는 마음에의 발로일까. 세상은 그렇게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을 시인 본인도 아주 잘 알고 있을 터인데 그럼에도 계속해서 지나가는 인생의 아름다움을 기록해야 하는마음의 의지를 가진 시인이라니 이 얼마나 신선한 문장인가.
나는 아름다움은 연애에 있다고 믿는다. 그 누구와의 그 무엇과의 연애이든지 간에 아름다움과 사랑은 연애에 있다고 믿는다. 그걸 어렵지 않게 예쁘게 풀어 써 준 사람이 시인 김선우다. 나는 이 시집의 해설을 써 준 문학평론가 최현식 교수처럼 국어국문학적인 평론적인 말을 쓰지도 못하고 쓸 수도 없고 쓸 마음도 없다. 나는 평론가가 아니고 느낌가다. 시를 온마음으로 느끼고 싶은 사람이다.
이 시집의 60쪽에 마흔이라는 시가 있다. 시인이 마흔을 되면서 느끼게 된 감정을 서술한 듯하다. 나 역시 마흔을 넘어선 나이로서 이 시가 마음 한 켠에 자리잡는다. 나는 십대 시절부터 줄곧 마흔을 생각해 왔는데 그 이유는 불혹이기 때문이며 불혹은 인생이 얼굴에 자리잡는다고 해서 지어진 마흔의 또 다른 이름이기 때문이다.
나는 나의 마흔이 아름다웠으면 좋겠고, 시적이었으면 좋겠으며 선했으면 하는 바람을 늘 가지고 살았다. 매일 보는 내 얼굴은 전혀 마흔 같지 않지만 누군가는 나를 마흔으로 또는 오십으로도 본다. 나는 나의 인상이 내가 바랐던 그 인상이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내 얼굴을 정의하는 것은 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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