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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한 권

함민복 시인의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을 읽고

by ☆★○☆★ 2020. 6. 6.

직접 만난 시인의 시집을 읽으며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국내도서
저자 : 함민복
출판 : 창비(창작과비평사) 2013.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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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유명한 분이시라 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본 시인일 것이다. 함민복, 눈물은 왜 짠가라는 시는 정말이지 시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감동을 주는 시다. 함민복 시인은 이 시집 말고도 유명하고 좋은 시들이 너무 많아서 하나하나 소개하기도 힘들 것 같다.


강화도에 사시는 함민복 시인, 이 시인은 시를 공부한 사람이다. 시를 정말 쓰고 싶어서 공부한 사람이다. 1962년에 충북 충주에서 태어났다. 나는 충청도 사람의 특질을 잘 모르지만 만나보니 정말 충청도 사람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서울예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그 유명한 대학이다. 나도 정말 늦은 나이에도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가고 싶은 곳이다. 1988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우울씨의 일일', '자본주의의 약속',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등이 있다. 나는 이 모든 시집을 다 읽어 보았다. 하나하나 정성스럽게도 읽었는데 그 정성이 부끄러울 만큼 내게 어떤 감동을 주었다.


상도 많이 받았는데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김수영문학상, 박용래문학상, 윤동주문학대상, 애지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이렇게 유명하신 분을 직접 만날 생각을 감히 했다. 나는 정말 함민복 시인을 만나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 시절 시동아리 친구들을 데리고 무작정 시인을 만나러 갔다. 사실 무작정은 아니었다. 내 친구를 통해서 연락을 하고 짧은 시간이라도 좋으니 시를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해 작은 시간이나마 내어 주십사 부탁을 드렸다. 함민복 시인은 어렵지 않게 허락해 주셨고 그를 만나기 위한 긴 여행을 시작하였다. 연애인을 만나듯 가슴이 설렜다.


강화도에 사는 시인을 만나려고 여행 목적지를 강화도로 정했고 하루가 걸려 시인의 집에 도착했다. 시인의 집은 내가 어릴 적 살던 집과 매우 비슷하여 정감이 들었다. 우리는 만남 자체에 큰 감동을 받았고 이런 좋은 기회를 만들어준 나에게도 다들 고마워 했다. 시인과 우리는 집 근처 어느 칼국수 집으로 가서 점심을 먹으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우리는 시인의 집을 구경하고 아쉽지만 이별을 해야 했다. 그때 얼큰하게 취한 시인은 내게 말했다. 너는 시를 쓸 상은 아니구나. 나는 적잖이 실망했지만 무엇이든지 좋은 말을 내게 해 준 것에 고마웠다.


눈물을 자르는 눈꺼풀처럼

이 시집에는 70편의 시가 있다. 함민복 시인의 시는 명확하면서도 때론 몽환적이다. 나는 현실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써내려가는 시인의 필력이 너무 좋다. 그리고 그 필력은 이 시집에서도 묻어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함민복 시인 자체가 시이기 때문이다. 나는 적어도 그렇게 생각한다.


135쪽에 시인의 말이 있다. 8년만의 정식 시집이라고 한다. 정식이라는 명칭을 붙이는 시인의 마음은 어떤 것일까. 얼마나 시집을 시를 소중히 생각하면 그럴 수 있을까. 나도 그러고 싶다. 8년 동안 얼마나 많은 일이 있었을까. 그 시간이 참 단단하게 느껴진다. 염치없이 시 의자에 푹신 앉아 보았으나 시를 앉혀보지는 못한 미안한 마음 절감하며 삐꺼덕, 또 시집을 엮는다. 시에 앉고 시를 앉힌다니 나는 얼마나 그렇게 해 보았는지 알 수도 없고 그저 나의 시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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