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집 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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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포스팅을 통해 소개해 드린 시집은 나태주 시인의 "틀렸다"입니다. 2017년에 발행된 시집입니다. 좋은 시집 한 권 들고 좋은 글귀 떠올려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시인 나태주
나태주 시인은 다작을 하는 시인입니다. 검색해 본 결과 약 100여권을 지금까지 출간을 했습니다. 글을 한 번 써본 분이라면 누구나 느끼겠지만 정말 글을 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게다가 시를 쓴다는 것은 방대한 분량의 소설을 쓰는 것만큼이나 자신을 뒤돌아봐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일흔의 나이에도 부지런한 집필을 하고 계시는 시인께 존경의 마음이 듭니다. 누구나 매일 책 한 권 분량의 삶을 살지만 그것을 글로서 풀어내고 담아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책 소개와 함께 시인의 시에 대한 일화가 하나 소개되어 있는데 연애편지를 쓸 수 없어 쓰게 된 것이 시라고 합니다. 시를 쓰는 일이 죽고 사는 일이 되어버린 시인의 인생에 있어 시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새삼 느낍니다.

책소개
책소개를 들여다 봅니다. 이 책 틀렸다는 가치관에 대한 물음이라고 합니다. 틀리다의 의미는 옳지 않다는 것입니다. 그것을 정의하는 자는 본인입니다. 그것을 읽어 내는 사람의 몫입니다. 사람들이 흔하게 혼동하는 단어가 틀리다와 다르다입니다. 다른 것을 틀린 것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에 대한 수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한번 생각해 봅시다. 다르다는 과연 틀린 것일까요?
출판사 서평
시인은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틀렸다"라고 규정한다. 이 시에서 "틀렸다"는 것은 인생에 대한 시비(是非)의 문제라기보다는 가치관의 다름 혹은 차이의 문제이다. 시인은 보통 사람들이 추구하는 "돈"이나 "명예나 권력, 미모"의 차원에서 보면 자신의 인생에 대해 이미 잘 살기 "틀렸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틀렸다"는 인식은 이와 같은 속악한 현실의 차원에서만 그렇다는 것이지 시적인 차원에서는 '옳다'라고 본다. 시적인 삶의 차원이라는 것은 세속에 얽매이지 않으면서 "누구나 공평하게 허락된 시간"을 자기 주도적으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이면 예외 없이 꼭 같이 허락된 시간에 "내 좋은 일, 내 기쁜 일, 내가 하고 싶은 일 고르고 골라/ 하루나 한 시간, 순간순간을 살아"가는 일이 소중하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 "어느새 나는 빛나는 사람이 되고 기쁜 사람이 되고/ 스스로 아름다운 사람이 될 것이다"고 한다. 그러니 자신의 삶이 현실의 기준으로는 "틀렸다"고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인간적 진실 혹은 시적 진실의 차원에서는 "틀린 것이 옳은 것이었고 좋은 것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역설에는 "돈"이나 "명예나 권력"과 관련된 현실의 인생은 화려하지 못했으나, 진실과 순수 서정을 추구하면서 시인으로 살아온 삶은 옳았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사실 인간에게 진정으로 소중한 것들은 아무리 자본주의 사회라 할지라도 "돈"이나 "권력"으로 해결할 수 없다. 사랑이나 우정, 모성과 같이 드높은 가치가 그러하고, 나태주 시인이 평생 추구해 왔던 순수 서정이나 시적 진실도 그러하다. 인생에 대한 역설적 인식은 속악한 현실의 논리를 극복하고 아름다운 시적 진실로 나아가는 중요한 방식이다. 가령 "고통은 나의 스승/ 나를 살게 해 주는 고마운 벗/ 고통은 나를 늘 깨어있게 한다"('고통')에도 그런 인식이 드러난다. 유한한 인간이 살아가면서 반드시 만나게 되는 "고통"은 삶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는 점에서 "고마운 벗"과 같은 존재이다. 나태주 시인은 그리 오래 되지 않은 시기에 실제로 죽음의 문턱까지 다녀왔던 인생의 "고통"을 깊이 맛본 적이 있다. 그때의 "고통" 이후 나태주 시인은 하루하루를 소중한 선물로 여기며 살고 있다. 따라서 하루하루를 하나의 인생에 버금가는 삶을 살아가게 해 준 "고통"이야말로 그의 인생에 전해진 최고의 선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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